K702는 AKG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최고급 헤드폰입니다. 

3D-FORM 이어패드를 이용하여 귀에 맞게 착용감이 편하게 설계되었고 감상용 리스닝이나 분석적인 리스링을 선호하는 리스너에게 적합한 모델입니다. AKG는 헤드폰에 플랫-와이어 기술을 적용한 첫번째 회사이며, 이러한 기술을 적용한 K702는 실제같은 다이나믹한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K702의 사운드는 실크같으면서도 음색과 펀치감 있는 저음, 밝은 하이대역과 넓은 공간감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K701은 오픈 백 타입의 다이나믹 헤드폰으로 현신적인 플랫-와이어(flat-wire) 보이스 코일 기술을 적용하였습니다. 


전문가 컬럼 

최근 헤드파이 (Head-fi) 라는 신조어와 함께 헤드폰과 이어폰도 음질을 중시한 고급형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헤드폰을 제조하는 업체는 꽤 많지만 통상 오래된 전통을 자랑하면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브랜드라면 독일의 젠하이저와 오스트리아의 AKG 그리고 일본의 오디오 테크니카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AKG사는 2000년 들어 하만 그룹으로 인수 합병된 후에 디자인 적인 측면에 있어 현대적인 감각이 많이 가미하고 있고, 특히 아이팟을 염두한 이어폰이나 휴대용 헤드폰도 최근 출시하고 있다. 물론 고급형 헤드폰의 업그레이드도 잊지 않고 최근에는 기존의 스튜디오 시리즈를 MK II 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새롭게 HD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리뷰를 진행하게 된 제품은 그 동안 AKG사의 주목 받는 간판급 K701의 후속 상위 제품으로 K702 제품이다. 6월 18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인포콤에서 처음 발표되었으며 해외에서는 8 월말 출시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소비코를 통해 11월 중 매장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시 인포콤에서 배포된 보도기사에 의하면 흰색상의 K701은 그 동안 성공적이었으며 이에 보다 스튜디오에 포커스된 K702를 런칭하면서 K701 또한 단종하지 않고 (K702의 포지셔닝을 상급에 둔 채 K701을 하위 기종으로) 계속 런칭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본사의 웹사이트 분류에 있어서도 K702가 기존의 K701 등 구 시리즈와 있지 않고 별도의 프로 오디오 메뉴를 눌러야 나오는 프로용 사이트에 등재되어 있으며 주로 스튜디오 모니터 용도의 헤드폰과 함께 리스트업되어 있다. 

K701 이 AKG 사의 라인업 중 최고가의 제품은 아니지만 전체 라인업 상 최상급에 포지셔닝되어 있고 시원하면서 넓은 스테이지감으로 출시된 이후 애호가들로 사랑 받아 왔던 제품이었다. 기존 제품에 비해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먼저 기술해보며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달라진 점 
일단 701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언급했듯이 색상이다. 701은 흰색이었지만, 이번에는 중후한 다크 색상으로 바뀌었다. 전작에 비해 무게감 있고 프로페셔널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환영할 만한 색상이다. 

그리고 추가로 환영할 만한 것은 코드 접속부가 변경되었다. 그 동안은 탈착이 되지 않아서 코드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어하는 사용자들이 애로를 겪었지만, 이제 코드를 분리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K702를 프로용으로 포지셔닝을 하면서 다른 모니터용 스튜디오 시리즈와 동일하게 변경한 것이다. 코드는 3점 접속 방식으로 그 동안의 스튜디오 시리즈 (K171 등) 에서 사용하던 케이블과 완벽하게 호환된다. 이미 해외 사이트에서는 본 702용과 번들의 케이블을 같이 판매를 시작하고 있다. 

동일한 점 
K702에는 전작과 동일하게 플랫 와이어 보이스 코일 기술과 이들만의 특허라는 2개의 레이어를 갖는 진동판이 적용되어 있다. 그리고 K701이나 702의 전체적인 크기는 변함이 없으며 주파수 응답 특성이나 임피던스 등의 측정 데이터 수치도 동일하다. 오픈형인 만큼 소리도 새어나간다. 

도서관에서처럼 절대적으로 정숙을 유지해야 하는 곳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다. 그리 시끄럽지 않은 환경이지만 남들과 꽤 거리가 떨어진 곳 정도에서 사용이 가능하겠다. 아마도 최적의 사용 시나리오는 필자처럼 애기(愛器)가 있는 집에서 혼자서 음악도 들으면서 애기의 동태도 바로 바로 모니터링(?) 을 해야 하는 경우라고 생각이 든다. 

착용감 
K701이 그 동안 착용감에 있어 정수리가 눌리는 느낌이라든지 오랫동안 착용시 귀 부분이 불편하다는 얘기들을 간헐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헤드밴드 부분에 있어서 달라진 점은 보이지 않는다. 필자의 머리형은 평균 한국 남성보다 조금 작은 편이고 계란형이다. 필자가 착용을 해보니, 소문대로 머리 윗부분이 눌리는 느낌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30분 이상 되니 슬슬 압박이 진행되는 듯 하다. 필자 생각에는 조금 머리가 크거나 평평한 두상을 가진 분들에게는 밴드가 골고루 압박을 해주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타사의 그 어떤 헤드폰들도 두상이나 귀의 위치에 따라서 최상의 선택이 될 수도 있고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청취 
62 ohm의 임피던스는 동급 타 기종에 비해 그리 높은 임피던스는 아니나 당연한 결과로 일단 포터블 기기의 직결로는 제대로 헤드폰을 울려줄 수 없다. 그래도 어떻게 되나 싶어 아이팟 클래식에 바로 물렸더니 역시나 소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웬만한 거치형 기기의 내장 헤드폰 앰프도 통상 제대로 울려주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아 되도록 헤드폰 앰프를 사용해야 한다. 오디오 테크니카의 AT-HA20에 물려 청취를 했다. 

일단 K702의 소리는 중립적인 편이다. 비교적 밸런스도 잘 맞춰 있으면서 컬러레이션이 배제되어 있지만 어두운 느낌보다는 밝은 느낌이다. 이러한 특징은 특히 바로크 클래식 음악에서 특기를 드러낸다. 피노크가 지휘한 헨델의 메시아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Archiv)을 들어보면 소리가 전체적으로 산만하지 않고 절제된 듯한 짜임새와 함께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감으로 펼쳐진다. 키스 자렛의 하프시코드로 연주한 골트베르그 변주곡 (ECM)을 들으면 그 어느 때보다도 이 CD의 진가가 발휘된다.

여태껏 그 어떤 헤드폰을 통해서도 이렇게 영롱하고 맑고 고운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아르헤리치와 아바도가 함께한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 번 (DG) 과 같은 오래된 연주를 들으면 중저가의 헤드폰에서는 듣기 힘든 녹음시의 자체의 노이즈까지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으니 가히 모니터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듯 하다. 말러와 같은 관현악 같은 대편성에서의 사운드 스테이지감이나 악기의 분리감도 하이엔드 수준으로 들린다.

기기 고유의 레퍼런스한 성향 때문인지, 재즈나 록 음악을 들으면 중저역의 특질에 있어서 상상할 수 있는 것만큼 무게감있게 다가 오지 않는 느낌이 든다 . 가령 스팅의 “Englishman in New York” 을 듣고 있자니 중간에 등장하는 전자 드럼 비트가 기대했던 무거운 감이 느껴지질 않는다. 아마도 이는 오디오 테크니카 류나 그라도류의 헤드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더욱 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는 Metallica 나 NIN, Pantera, Linkin Park 등 여러 류의 메탈을 들어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하드록 팬이 바라는 원초적인 중저역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맺으며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 갖고 싶다”. 필자가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의 섬세하고 완벽한 재생력이다. AKG 헤드폰은 그 동안 K171 스튜디오나 K66, K26P 와 같이 조금은 서로 다른 용도 및 가격대의 헤드폰을 접해 보았고, 시리즈마다 모두 제각각 이었던 음색과 음질 그리고 왠지 답답하게 들렸던 기억들이 이번 K702의 소리를 듣고 나서 AKG 헤드폰에 대한 선입관이 180 도 달라졌다고나 할까. 기회가 된다면 클래식 감상을 위해 조금 더 좋은 헤드폰 앰프와 함께 꼭 한번 소장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한가지 다소 의외라고 생각 되는 점은 어떤 영문에서 오픈형 헤드폰을 레코딩과 방송용으로 대표되는 프로 오디오의 라인업에 올리게 되었는가 하는 부분이다. 말 그대로 레코딩 시나 방송 시 사용한다면, 외부 소리 차단은 둘째치고 자신이 모니터링하는 소리가 새어나가 마이크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러한 의문은 일단 접도록 하고, K701 의 명성을 그대로 잇는 K702 의 화려한 선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