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까지 HD800 을 두고 고심했는데 결국 앰프 때문에 HD800은 포기했습니다.

HD800에 물릴 마땅한 앰프가 아직 없어 상대적으로 매칭이 쉬운 K812로 적당한 타협을 봤습니다.



15일에 배송 받고 테스트만 해보려구 잠시 듣는다는게 그날 거의 밤을 새버렸네요..

그래도 안피곤하고 행복했습니다.




청읍샵에서 플래그십 헤드폰들을 여러번 청음했었는데

집에 가는길에 운전하면서 자꾸 생각나는건 AKG K812의 그 금가루 같은 고운 소리였습니다.




뭐랄까요..

중음이후의 소리의 입자가 정말 곱고 매끄럽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너무 찌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부드럽지도 않고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딱 그만큼만의 신기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그렇다고 저역이 모자라거나 힘없이 빠지는것도 아니고

오픈형인데도 불구하고 힘차게 들려줄거 다들려주는데

서로 뭉치지 않고 한올 한올 깔끔하게 풀어내는

그 묘한 매력이 자꾸 마음을 이끌더군요.




분명 HD800이나 HD700 모델도 듣기에 버거울만큼 정말 훌륭한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젠하이저 다운 그런 소리였습니다.

좋은 앰프에 물린 HD800은 정말 뭐하나 부족한게 없는 그런 좋은 소리를 내주더군요.

소리의 정석인듯한 느낌이었습니다.




AKG K812는 뭐랄까요..

처음에는 느낌이 좀 달랐습니다.




첫인상은 '에게게?'

이게 정말 AKG의 회심의 플래그십 모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뭔가 더 가다듬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만큼요..



AKG의 플래그십이라기엔 뭔가 어설퍼 보이는듯한...


이전 모델인 K702에 비해서 외형적으로는 어떤 발전이나 혁신이 도통 보이질 않았습니다.



실망한 마음으로 소리를 일단 한번 들어봤는데...

처음에 듣는 순간 깜짝 놀랬습니다.




뭐랄까요...

마음이 움직이더군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순간 '이걸 가지고 싶다...' 는 그 원초적인 욕구가 오랜만에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손에 들어오게 됐네요..

행복합니다.




가격은 뭐 다 동일합니다만 운좋게 씨코몰에서 PHA-1 을 5명 한정으로 사은품으로

주는 선착순에 들어서 덤으로 PHA-1이 생겼습니다.




PHA-2가 판매되는 지금의 시점에서 찬밥 신세가 되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위시리스트에 올라있던 헤드폰 앰프였습니다.



K812하고도 매칭이 좋네요.


아직 듣던 음악을 다 들어보지 못했고 K812가 몸이 덜풀린듯 해서 뭐라 결론지을 순 없겠지만

일단 너무 마음에 듭니다.



청음샵에서 듣던것 보다 집에서 조용한 환경에서 들으니 더 좋게 느껴집니다.


일단은 이넘을 천천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다음에 K812에 대한 리뷰를 한번 써볼까 합니다.